(비상장)주식 명의신탁과 증여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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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학습] 건설업 주식 명의신탁과 입증 책임의 무게: 조심 20260897 판례 분석

안녕하세요. 천세정 공인회계사/세무사입니다. 오늘 분석할 사례는 건설업계에서 흔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주식 명의신탁이 조세 당국의 엄중한 법리적 잣대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판례(조심 2026중0897)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입증 책임’의 구조적 무게를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배경: 10년에 걸친 주식의 이동 경로

본 사건의 발단은 2007년 주식회사 A의 설립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표이사 A씨는 법인을 설립하며 본인의 지분을 30%(15,900주)로 설정하고, 나머지 70%의 주식을 지인인 B, C, D에게 분산하여 명의신탁하였습니다. 이는 처음부터 본인이 ‘과점주주’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구조적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주식의 주요 이동 흐름 (B씨 명의 지분 중심)

2007.02.01: 법인 설립 시 대표이사 A, 지인 B에게 주식 15,900주 명의신탁 (A → B)

2015.02.01: 매매 형식을 빌려 수탁자 변경 및 재차 명의신탁 (B → E)

2017.03.22: 다시 수탁자를 변경하여 청구인에게 명의신탁 (E → 청구인)

2023.05~08: 최종적으로 사내복지기금 등에 출연하며 명의신탁 해지 (청구인 → 사내복지기금 등)

세무당국은 이처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수의 수탁자를 거치며 주주 명부가 관리된 점, 특히 설립 시점부터 대표이사가 지인을 동원해 지분을 30% 이하로 유지한 패턴에 주목했습니다. 왜 세무당국이 이 반복적인 주식 이동을 ‘단순 관행’이 아닌 과점주주 지위 회피를 위한 ‘의도적 분산’으로 의심했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청구인의 주장: “건설업계의 피할 수 없는 현실

청구인 측은 명의신탁이 조세회피가 아닌 건설업계의 특수한 경영 환경 때문에 발생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며 세 가지 핵심 논리를 펼쳤습니다.

① 위장법인 의심 회피 건설업종의 경우, 1인 주주 법인은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의 수시 점검 시 ‘페이퍼 컴퍼니(위장법인)’로 오인받아 면허가 취소될 위험이 크다는 주법적 공포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다수의 주주 구성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실무적 대응이라는 논리입니다.

② 신용평가 및 입찰 자격 유지 공공기관 입찰이나 금융기관 신용평가 시, 1인 주주 회사는 독립성 결여와 책임 구조 불분명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활한 수주를 위해 주주 명부를 다변화하는 ‘구색 맞추기’가 필수적이었다는 주장입니다.

③ 실제 조세 실익의 부재 명의신탁 기간 동안 실제 배당을 통한 소득 분산이 없었으며, 국세 체납 사실도 없기에 결과적으로 회피한 세액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적 관행’이 법적 ‘면죄부’가 될 수 있는지, 이제 조세 당국의 냉철한 시각을 살펴봅니다.

3. 조세 당국의 반론: “입증되지 않은 관행은 주관적 주장일 뿐

처분청(세무서)은 청구인의 주장이 객관적 근거가 결여된 ‘주관적 서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과거의 결과’보다 ‘장래의 가능성’이라는 법리에 집중했습니다.

  구분  청구인(건설사 측)의 입장처분청(조세 당국)의 시각
  명의신탁 목적  면허 유지 및 입찰 자격 확보라는 산업 관행법적 규정이나 행정 지침 등 객관적 증빙 없는 주관적 사유
  조세회피 결과  실제 배당이나 체납이 없어 회피액이 없음행위 당시 ‘장래의 회피 가능성’ 존재만으로 의제 성립
  과점주주 지위  단순한 주식 분산일 뿐임제2차 납세의무 및 간주취득세 회피를 위한 의도적 설계

양측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기준은 결국 ‘누가 증거를 가져와야 하는가’라는 법적 원칙이었습니다.

4. 심층 분석: ‘입증 책임이 명의자에게 있는 이유

이 사건의 핵심 법리는 상증세법 제45조의2에 규정된 **’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입니다. 이는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를 경우, 법이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가정’하고 과세하는 일종의 **법적 의제(Legal Fiction)**입니다.

입증 책임의 전환: 세법은 명의신탁을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간주하므로,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반대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전적으로 청구인(명의자)에게 부여됩니다.

객관적 증빙의 수준: 대법원은 ‘통상적인 사람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의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업계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조적 방어의 실패: 본 사건에서 청구인은 지인들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1인 주주라는 이유로 실제 면허가 취소되거나 입찰에서 탈락했다는 객관적 행정 기록이나 법적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현상’에 대한 설명은 있었으나 ‘증거’에 의한 입증은 실패한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입증의 실패’가 어떤 법적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5. 결론 및 학습 요약: 조세 정의와 증빙의 중요성

조세심판원은 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조세회피 목적 유무는 명의신탁 이후의 ‘사후적 결과’가 아니라, 명의신탁 당시 존재했던 **’조세회피의 개연성’**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입니다. 특히 대표이사가 설립 시점부터 30% 지분만을 유지하며 제2차 납세의무 등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 반드시 기억해야 할 ‘3가지 골든 룰

1). 명의신탁 금지 원칙의 엄중함 인식

세법은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조세회피 행위로 규정합니다. ‘증여 의제’라는 법적 장치는 납세자에게 매우 불리한 입증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 불가피한 경우 행정적·법적증빙 확보

업계의 관행을 주장하려면 단순한 확인서가 아니라, 해당 관행의 근거가 되는 법령, 공신력 있는 기관의 지침, 혹은 실제 행정 제재 사례 등 객관적 행정 기록을 평소에 수집해 두어야 합니다.

3)장래의 회피 가능성까지 고려한 리스크 관리

“지금 당장 세금을 안 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법원은 명의신탁 당시를 기준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간주취득세나 배당소득 누진과세 등의 회피 가능성을 모두 고려합니다.

실무적 관행이라는 방패는 객관적 증빙이라는 창 앞에서 무력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구조적인 법리 이해와 철저한 증빙 준비만이 복잡한 조세 분쟁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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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실제 조세심판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지만,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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